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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매거진

포르쉐 911 타르가 4S 포르쉐 911 타르가 4S와 함께 한 3일


뜨거움을 머금던 8월, 체온뿐만 아니라 기분까지 ‘업’시킨 911 타르가 4S를 체험했다.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거침없이 달려나가며, 자동차에서 느낄 수 있는 높은 수준의 희열을 만끽한 순간이었다.

 

1일차. 오전 10시, 한껏 부푼 마음을 품은 채 시승차를 수령했다. 포르쉐 911 타르가 4S. 수많은 911 라인업 중 독특한 매력을 갖춘 모델이다. 기계적인 조형미가 살아 있는 와이드바와 루프, 그리고 널찍하면서도 유려한 뒷유리의 조화가 시선을 잡아끈다. 그 어디에서도 접하지 못한 낯선 이미지다. 낮고 깊은 시트에 앉아 시동을 거니 또 다른 매력이 강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부드러운 선과 면에서 비롯된 우아한 자태가 성을 내는 듯한 배기음과 만나 이중적인 면모를 과시했다. 기대 이상으로 특별한 차를 만났다.

 

시승촬영을 위해 남양주로 향했다. 시원한 북한강을 배경삼아 911 타르가 4S를 담아낼 생각이었다. 오직 스포츠카만이 뿜어낼 수 있는 황홀한 사운드를 벗 삼아 빠르게 도심을 빠져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 오른편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강물이 모습을 드러냈고, 바람에 흩날리는 푸르른 나뭇잎이 환영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예상 외의 복병을 만났다. 서울 대비 노면 상태가 불안정해 승차감이 상당히 떨어졌던 것. 요철이 너무 많아 서스펜션이 사소한 충격까지 흡수하기가 힘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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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을 장소도 마땅치 않았다. 평일이었지만 휴가철이라 차도 많았고, 이렇다 할 공터 역시 찾기 어려웠다. 독창적인 차를 사각 프레임 안에 멋스럽게 담아내고자 했던 애초의 기대감은 이내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스트레스가 쌓였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이 차가 911 타르가 4S이었다는 점. 엔진의 넘치는 힘을 발끝으로 느끼며, 고막을 자극하는 풍부한 배기음을 유희하니 ‘화’가 치솟다가도 금세 누그러졌다. 작품 같은 사진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그만큼 차와 함께한 시간이 늘어나 위안이 되기도 했다. 서울로 되돌아가는 길, 빠르게 지나가는 창문 밖 풍경 사이로 아쉽게 달아난 남양주에서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붙잡아 봤다.


아이폰과 케이블로 연결된 애플 카플레이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요즘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KYGO의 멜로디가 실내 전체를 채웠다.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입체적인 음장감이 일품이었다. 음량을 높여도 소리가 깨지지 않았다. 나긋나긋한 전자음 사이로 들리는 배기음도 꽤나 자연스러웠다. 내비게이션은 유용했다. 검색 과정이 다소 어색했지만, 깔끔한 지도 그래픽에서 구현된 길 안내는 신속하고 정확했다. 실시간 교통 정보도 제공되어 어디가 막히고 풀렸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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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전날 하지 못한 사진 촬영은 물론 영상 촬영까지 진행하기 위해 아침부터 서둘렀다. 목적지는 여주. 출근 시간 정체로 강변북로는 이미 꽉 막힌 상태였다. 준중형 세단보다 짧은 4,499mm의 전장을 무기 삼아 차와 차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갔다. 혼잡한 구간을 벗어나니 어느새 차는 많이 줄었고, 속도계 바늘에도 탄력이 붙었다. 계기반 주행 가능 거리를 보니 200km 남짓. 첫날 연료 소모가 많았던 탓에 연료계 바늘이 반으로 줄어 있었다. 촬영장에 가서 사용할 것과 돌아올 때를 생각해 주유를 해야 했다. 문제는 고급휘발유를 파는 곳을 찾는 것인데, 서울을 벗어나니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았다. 포르쉐는 권장 옥탄가가 98이라 고급휘발유가 필수다. 다행히 양평 부근에서 고급유 취급 주유소를 찾을 수 있었다. 


연료도 채웠겠다, 더욱 빠르게 목적지로 나아갔다. 트렁크 부근에 있는 3.0리터 6기통 바이터보 엔진이 PDK와 만나 시시각각 네 바퀴에 알맞은 힘을 전달했다. 최고출력 420마력,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성능 4.0초, 최고시속 301km에 달하는 강력한 수치가 어느 정도는 느껴졌다. 욕심 없이 전개되는 강렬함이었다. 이는 다양한 주행보조시스템이 더해지면서 더 빛을 발했는데, 대표적인 기능으로 뒷차축 스티어링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시속 80km 이상에서 뒷차축이 앞차축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주된 내용이며, 이 덕에 높아진 주행 안정성을 기반해 공격적인 코너 공략이 가능했다. 밸런스가 뛰어났으며,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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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타르가 4S의 즐거운 몸놀림을 체험하며 목적지에 도착했다. 사진촬영을 하며 생김새를 자세히 들여다 봤다. 시선이 머무는 디자인이었다. 원형 헤드램프에서 드러난 온건한 앞면에서부터 볼륨감 넘치는 뒷면까지 매혹적인 요소로 가득했다. 하이라이트는 와이드 바에서 시작된 타르가만의 루프 디자인. 캐릭터가 명확했다. B필러 대신 개성 강한 바를 설치하고 앞좌석 위로는 개폐가 가능한 루프를, 또 C필러를 없애고 랩어라운드형 윈도우를 탑재한 덕이다. 그 모양새를 보며 기계도 우아함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탑을 여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0초. 닫히는 시간도 같다. 기어노브 아래 있는 버튼을 이용해 작동할 수 있으며, 정지상태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랩어라운드형 윈도우가 위로 살짝 들리면서, 루프가 트렁크 쪽으로 쏙 들어가고 나오는 움직임이 나름의 볼거리다. 사진촬영 뒤 영상촬영을 하면서 차를 더욱 면밀히 살폈다. 써보지 않은 기능인 드라이브 셀렉트 시스템도 사용해 봤는데, 스티어링 휠 우측 하단 작은 회전링을 돌리며 노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의 서로 다른 성격을 경험했다. 주목할 것은 회전링 안의 작은 버튼인데, 스포츠 리스폰스 시스템이라 불린다. 이 버튼을 누르면, 약 20초가량은 공도의 지배자가 될 수 있다. 짧은 시간 동안 기어가 최적 상태에 들어가고 이에 따라 엔진이 자연스럽게 반응한다는 것이 포르쉐 측의 설명. 진정 무시무시했다. 숨겨진 힘을 마음껏 발산하며, 더 밟아보라고 소리치는 한 마리의 야수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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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그러고보니 제대로 탑을 연 기억이 없었다. 무더위가 연일 지속되면서 굳이 지붕을 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탓일 거다. 어찌 됐건, 시승 마지막 날 탑을 열었다. 치밀하게 조율된 와이드바와 루프, 뒷유리의 움직임 안에서 상쾌한 에어컨 바람 대신 더운 공기가 머리카락부터 무겁게 짓눌렀다. 순간 ‘괜한 짓이야’란 생각이 들면서도, ‘그래도 탑 한 번 열고 다녀봐야 하지 않겠어?’란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덥더라도 탑을 연 것은 참 옳은 선택이었다. 열라고 만들어 놓은 지붕을 안 열어보고 타르가를 온전히 느꼈다고 말할 수 없을 뿐더러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주변의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다. 평소 주목받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성격이지만, 완벽한 차로부터 괜스레 보호를 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서 일까?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웅웅거리는 배기음도 조금 더 예리하게 들려왔다. 오디오를 들을 필요가 없었다. 분명 차가 섹시한 것이겠지만, 덩달아 나까지 섹시한 남자가 된 기분이었다. 그렇게 타르가에 취해(아니, 어쩌면 더위에 취해) 달리다 보니 차량 반납 장소에 다다랐다. 짧지만 잊지 못할 짝사랑을 한 기분이었다. 사무실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 여러 생각이 들었다. 911 타르가 4S는 특별함을 추구하고자 하는 이에게 정말로 어울리는 차라고. 쿠페나 카브리올레도 좋지만, 분명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하는 모델이라고. 어쩌면 1억7,630만 원의 값비싼 가격표는 이 모든 것을 온전히 즐기기 위한 합당한 대가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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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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