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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매거진

포드 쿠가 [시승기] 뜻밖의 SUV, 포드 쿠가


벌써 세번째 만남이다. 한 차종을 이렇게 많이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참 흔치 않은데, 의외로 연이 깊나 보다. 그런데, 또 이렇게 어색할 수가 없다. ‘가깝지만 먼 당신’이란 문구가 떠오를 정도다. 솔직히 이번 시승이 아니었다면 이 차에 대해 어느 정도 안다고 말하기가 참 어려웠을 거다. 지난해 말 시승행사에서 처음 이 모델을 접했을 땐, 차 대수는 한정적인데 인원수는 많아 고작 1시간 정도 밖에 몰 수 없었고, 올해 초 진행했던 유럽산 준중형 SUV 시승 특집에서는 동료 기자가 도맡아 시승을 진행하다 보니 그때 역시 제대로 몰아 볼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었다. 즉, 만난 횟수에 비해 실속이 없었던 셈이다. 그렇게 낯익지만 낯선 차, 포드 쿠가를 세번째 시승이 돼서야 온전히 체험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한 느낌은 ‘뜻밖의 매력을 꽤나 많이 느낄 수 있었던 SUV’라고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겠는데, 특히, 성능적인 면에서 강한 힘이 느껴지는 가속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안정적인 몸놀림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SUV를 타며 예상도 못했던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고, 진정 뜻밖의 특색이었으며,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쿠가였다.


끈기 있는 가속력, 두렵지 않은 고속안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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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구간, 쿠가는 평범한 준중형 SUV다. 도심에서는 이 차의 진가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쫙 뻗은 고속화도로에 들어서면 얘기는 달라진다. 잘 나가는 건 둘째치고, SUV 특유의 껑충한 자세를 보이면서도 고속에서 제법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갈 때 역시 롤이 심하게 느껴지지 않으며, 네 바퀴가 노면을 진득하게 물고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쿠가에 대한 포드코리아 측 자료를 살펴보면, 서스펜션의 움직임과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 등을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 테스트를 통해 다듬었다고 하는데, 여기서 만들어진 세팅이 완성차에 잘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더불어 0.016초마다 노면 상태를 파악해 네 바퀴 모두에 적절한 동력을 분배하는 사륜구동방식과 차체제어장치가 포함된 커브 컨트롤이 이런 주행질감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판단된다. 파워트레인 수치상 제원은 어떨까. 쿠가의 보닛 아래에는 2.0리터 디젤 엔진과 6단 듀얼 클러치가 탑재됐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고, 2,000rpm부터 풍부한 토크감으로 발 빠른 초반 가속력을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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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은 초반 영역은 물론이고 고속 영역에서도 끈기 있게 펼쳐지는데, 6단 듀얼 클러치가 엔진 성능에 알맞은 기어비 세팅을 통해 힘을 꾸준히 끌고 가는 것 같았다. 그 덕에 계기반 속도계 바늘이 상승하는 데 있어서 답답한 움직임은 찾을 수 없었고, 스로틀을 개방하면 할수록 더욱 활기를 띠는 쿠가의 가속력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역동적인 퍼포먼스와 앞서 언급한 고속에서의 안정적인 몸놀림이 곁들여지면서 충분히 ‘스포티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주행감각을 드러냈다. 여기서 기어노브를 S로 바꾸면 더욱 화끈한 주행이 가능한데, 변속 시점이 비교적 고회전 영역에서 진행됨에 따라 가속 페달이 민감해지고 엔진음이 증폭되는 등 운전 재미를 돋구어 줬다. 이런 점들이 쿠가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을 달리한 이유 중 하나다. 아울러 가장 큰 원인이다. 그냥 그런 SUV가 아니라 운전대를 계속 잡고 싶게 만드는 뜻밖의 매력을 지닌 차. 스포츠카도 아닌 것이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유도하는 차였다는 얘기다. 안전품목은 다양한 것들이 탑재됐는데, 이중 차선이탈경보장치와 전방추돌방지시스템이 기억에 남는다. 모두 쿠가의 주행성능을 체험할 때 도움을 준 기능이기도 하다. 일단 차선이탈경보장치는 스티어링 휠 왼편에 있는 레버 끝 버튼을 통해 활성화할 수 있는데, 차 앞면 곳곳에 부착된 각종 센서를 통해 차선을 인식하고, 차가 차선 밖으로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일 때 스티어링 휠에 진동을 주며 운전자에게 진행방향이 잘못됐음을 알리고 스스로 운전대을 조향해 차선을 유지한다. 얼핏 보면 자율 주행도 가능할 수 있긴 한데, 어디까지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보조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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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추돌방지시스템은 앞차와의 거리가 좁아지면 운전자에게 계기반 그래픽 효과와 경보음으로 위험을 알려주는 기능으로, 전방에 보이는 차가 갑자기 급정거를 하거나 옆차로 주행차량이 급작스럽게 끼어들기를 할 경우 작동됐다. 연비는 약 400km를 달려 11.6km를 기록했는데, 연비 주행을 하지 않았다는 점과 복합연비가 리터당 13.0km란 점을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수치였다. 당연히 연비를 높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주행에 임했다면 결과는 달랐을 수도 있다. 적어도 쿠가의 고속도로연비인 리터당 14.6km에는 근접한 연비를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 여기에 에코모드 시프트 인디케이터란 시스템을 사용하면 효율 더 챙길 수도 있는데, 효율적인 운전을 할 때마다 계기반 모니터에 비친 다섯 개의 꽃잎 모양 아이콘 속 꽃잎에 색을 더해 줌으로서 운전자의 연비 주행을 유도한다. 물론 성능에 초점을 맞춘 시승을 하다 보니 에코모드 시프트 인디케이터를 쓸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간간히 사용을 해보면 괜스레 ‘그나마 연료가 덜 소모되겠구나’란 기대감과 함께 실제로 트립상 연비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꽤나 쏠쏠한 기능이 아니었나 싶다.  


다부진 외관, 편의성 높인 실내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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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가의 외관 디자인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은 ‘호불호가 많이 나뉘겠다’다. 독특하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겠다. 주관적으로는 호와 불호 그 중간이다. 프론트 펜더에서 시작하는 강렬한 캐릭터 라인을 지닌 옆면과 듀얼 배기 시스템과 지붕에서 시작해 리어 펜더까지 이어지는 볼륨감 있는 뒷면은 마음에 들지만, 지나치게 큰 범퍼 디자인과 작은 그릴, 여기에 다소 난해한 헤드램프 디자인을 품고 있는 앞면은 불호이기 때문이다. 어찌 됐건, 디자인은 개개인 마다 보는 눈이 다름으로 기준이 될만한 정답은 없다. 그래도 실내는 스티어링 휠이나 계기반 등 구성 요소 하나하나가 모두 개성이 있고, 게다가 입체적인 조형미를 드러내고 있어 보는 맛이 있었는데, 기능적으로도 에어컨 및 오디오 버튼을 운전자가 사용하기 편하도록 잘 배치해 두는 등 전반적인 레이아웃에 포드 디자이너들이 신경을 많이 쓴 티가 역력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현하는 모니터 위치도 나쁘지 않다. 이 외에 실내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가죽 시트는 전동으로 조절이 가능하며 앉았을 때 느낌은 편안했다. 뒷좌석은 등받이 각도 조절이 돼 그렇게 좁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고, 별도의 간의 테이블을 마련해 탑승객 편의성을 향상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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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공간은 기본 용량이 406리터고, 60:40으로 접히는 2열을 모두 접으면 최대 1,920리터까지 늘어난다. 상황에 따라 크고 작은 짐을 싣고 내리기 용이하다. 이처럼 널찍한 적재 공간을 보다 사용하기 쉽도록 하는 시스템이 바로 핸즈프리 파워 테일게이트인데, 말 그대로 손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트렁크 도어를 여닫을 수 있는 기능이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리어 범퍼 하단에서 발을 움직이면 된다. 인식률도 높다. 보통 이런 첨단 품목은 간혹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아예 작동이 안되는 경우가 많지만, 쿠가의 핸즈프리 파워 테일게이트는 별 문제없이 트렁크 도어가 열고 닫혔다. 이밖에 쾌적한 주행에는 부족함 없는 성능과 안락한 승차감, 더불어 훌륭한 사운드가 함께 해야한다는 입장에서 쿠가의 사운드 시스템은 충분히 운전자의 귀를 즐겁게 해줄 만했다. 차 곳곳에 설치된 제품은 소니의 9-사운드 시스템. 처음에는 스피커 개수가 약간 적은 게 아닌가 생각했으나, 막상 귓가에 맴도는 사운드를 체험해보니 저음에서는 풍부한 음장감을, 고음에서는 맑은 음색을 자랑했다.


가치를 더해가는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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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대세로 불리는 어느 한 제품이 있으면, 그것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강하다. 여기에는 ‘남이 사면 나도 산다’, ‘다수가 구입하는 물건이 소비에 대한 실패를 줄이고, 유행에 편승할 수 있다’ 등 심리적인 작용이 깔린 것으로 해석되는데, 이런 소비 문화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쿠가가 포진해 있는 수입 준중형 SUV 시장 역시 마찬가지로, 특히 이 시장은 폭스바겐 티구안의 무대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소비의 쏠림 현상이 강하다. 티구안의 상품성이 특출나게 뛰어난 게 아닌데도 말이다. 이런 영향으로 쿠가의 판매량은 매달 60~80대 사이를 기록하는 중이다. 충분히 팔릴만한 가치가 있는데 빛을 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출력에 대한 답답함도 없고, 껑충한 SUV 답지 않게 민첩한 몸놀림과 주행 안정성도 갖췄으며, 여기에 넓은 적재 공간과 각종 편의 품목까지 더해 상품 경쟁력이 높은데도 말이다. 물론 이 모든 건 몰아봐야 안다. 나 또한 이 글을 시작하며 쿠가를 ‘뜻밖의 SUV’라고 표현한 것처럼 직접 몰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었다. 결국, 소비자가 쿠가를 많이 접하고 몰아볼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기획하는 게 포드코리아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지 않을까 싶다. 빛나는 무대 뒷편에 있기엔 쿠가는 꽤나 재미있고 매력적인 대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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